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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과 함께 버리라던 '친환경 쓰레기봉투'…실제로는?

입력 2020-11-06 21:04 수정 2020-11-0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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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닐은 썩지 않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곤 하지요. 그런데, '잘 썩는' 비닐이라면서 편리하고, 환경까지 생각했다고 홍보하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인기가 많은데요. 정말 그런지 실제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봤더니,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윤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반 가정에서 쓰는 음식물 봉투와 거름망입니다.

옥수수 같은 100% 친환경 성분으로 만든 잘 썩는 제품이라고 홍보합니다.

음식물을 담아 비닐 채 버려도 된다는 겁니다.

진짜 이렇게 버리면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수거된 음식물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옵니다.

먼저 사람 손으로 비닐과 음식물을 대강 분리한 뒤 이렇게 기계를 타고 올라가 결국엔 이물질만 빠져나오는데요.

빠져나온 이물질은 쓰레기로 처리됩니다.

거름망 하나를 벨트 위에 올려봤습니다.

기계로 들어가더니 잠시 뒤 이물질로 분리돼 나옵니다.

[최종선/서울 도봉구 음식물자원화팀장 : 비닐은 제거를 해야 되는 게 맞습니다. 비닐에 음식물이 묻어 있기 때문에 매립도 불가하고 반입불가 폐기물 통해서 소각을 해야 되는 게 맞습니다.]

비닐 채 버려도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겁니다.

[이진화/소비자 : 생활이 편해지고 근데 자연도 지키고 하니까, 친구한테 추천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만을 당한 느낌이고.]

음식물 쓰레기는 수거 후 사료 혹은 퇴비로 만듭니다.

일반쓰레기처럼 단순 매립하지 않아 비닐과 섞이면 안됩니다.

판매업체도 이를 알고 있지만, 가능한 지자체도 있다고 말합니다.

[판매업체 : 제주도는 모든 쓰레기류를 다 매립하는 걸로 파악을 하고 있어서 6개월 만에 없어지기 때문에…]

제주도에 물어봤더니 사실과 다릅니다.

[제주도청 관계자 : 봉투 없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음식물은) 퇴비화 처리하고 있어요. (걸리는 시간은) 30일에서 60일 정도…]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정책을 관할 부처는 환경부.

하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음식물 쓰레기 수거는 지자체 소관이라고 말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비닐이라고 하는 이물질 비율을 증가시키는 행위인데 '자기들은 판단할 수 없다' 이렇게 가는 건 무책임한 거예요.]

무늬만 친환경인 제품들이 늘고 있습니다.

친환경을 몸소 실천하려던 소비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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